오늘은 반도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가 10년이 넘어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직종이네요.
그간의 현장 경험치를 털어,
기본적인 반도체 이야기,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와
반도체투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투자 관점에서도 살펴 보겠습니다.
반도체 나오는 나라가 산유국이다.
반도체 나오는 우리나라가 산유국이다.
뭐, 이런 나라사랑 글이 생긴지도 꽤 되어 갑니다.
하지만, 우리나에서 얘기하고 떠드는 반도체는,
사실 메모리가 대부분이지요.
이름부터가 메모리, 비메모리..
"메모리"와 "메모리가 아닌 것" 이렇게 나누고 있으니,
뭐 알만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반도체는 전형적인 비메모리 반도체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찬밥 신세에 있는 업종이죠.
조금 더 글을 적으면, 회사가 금방 눈치챌수 있으니, 이쯤에서 제 얘기는
그만 두겠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회사 얘기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오늘 얘기하고 싶은 주제는,
우리나라 작은 반도체 관련 회사들 얘기입니다.
반도체 관련된,
small cap 회사들에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산업 구조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그냥 이름이 반도체이니까, 묻지마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양대산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인 것은 누구나 알죠.
그러니, 반도체가 호황기가 점쳐 지시면,
그냥 삼전, 하닉 투자하면 되는데,
꼭, 관련주나 남들이 잘 모르는 작은 숨겨진 회사를
꾸역 꾸역 찾아 투자 하시더라구요.
시가총액이 작으니, 변동성을 즐기러 들어가신다면야....뭐..
할말 없지만요..
삼전, 하닉이 하닉이 하는 반도체를 상품상 완제품이라고 했을때,
관련된 SCM상 하위 업종은 크게 아래와 같습니다..
* frontend
- bear silicon wafer 제조업체
- Design tool 업체
- photo mask 업체
- Gas 업체
- FAB (이건 대부분, 삼전 하닉이 직접합니다.)
- EDS test 업체 (이것부터 backend로 보기도 합니다.)
*backend
- Sawing 업체
- lead frame 업체
- packaging(die attach, wire bonding, molding) 업체
- lead plating 업체
- final test 업체
- packing 업체
* 그리고, 장비를 공급하는 반도체 장비 전문 업체
와~~ 막상 써 놓고 나니, 빼먹은 것도 많을 텐데 엄청 많네요.
상기 업체의 공통점은,
생산량이 사람 수 보다는 장비 수량에 비례한다는 점입니다.
반도체가 사람이 만들기 어려운 하이테크 제품이라서 인것도 있지만,
반도체 자체가 정전기, 습기에 약한 제품이다보니,
사람손을 최대한 덜 태워야 불량이 나지 않습니다.
반도체는 lot 단위로 제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번 불량이 나면 대량으로 이어지고,
외관 불량외, 특성 불량은
frontend, backend 별 test를 해 보아야 양불 판정이 가능하며,
중간에 불량이 생겨도 모르고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불량이 한번 생기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됩니다.. 따라서 불량 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때문에 공정중에는 사람손이 최대한 닿지 않아야 합니다.
즉 반도체 전문 장비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제 투자 관점에서 한번 살펴 볼까요.
공정얘기를 이렇게 길게 한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갑자기 반도체 초 호황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주문이 밀려들다는 소식이 들리고,
나는 남들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삼전 하닉이 외주업체로 사용하는
A라는 package 업체에 투자를 하게 합니다.
삼전, 하닉이 내 예상대로 초호황이고, 주문이 밀려 공급을 제대로 못한다는
뉴스가 연일 계속됩니다.
실적도 꽤 좋다는 얘기까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내가 투자한 종목도 관련 테마로 묶어 주가가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드디어, 두근두근 실적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 그런데, 실적이 전년 동기와 별차이 없습니다.
이내 주가는 내가 산 가격 밑으로 하락하고 저는 돈을 잃었습니다..
왜 A라는 회사는 그 좋았던 반도체 호황기에 실적이 고만고만 했을까요?
그것은 앞서 얘기한 장비 때문입니다.
반도체 SCM에 있는 회사의 대부분은 장비가 생산량을 결정하는데,
반도체 장비는 주문하고 입고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이상 걸리고,
호황기때는 2년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A라는 회사는 투자하기 전부터,
이미 full capa. loading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반도체 호황기에 주문이 밀려와도, capability 이상으로 생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 제조업이라면, 아르바이트라도 써서 사람을 늘려 생산량을 늘렸을 텐데,
반도체는 장비가 더 생기지 않는 이상 생산량을 늘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발주를 내더라도 2년 정도 걸리며, 그 때는 산업 싸이클상 비수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발주도 못냅니다.
결국, 반도체 초 호황기에도 실적은 이전과 별 차이가 없던 것입니다.
그리고, 호황기가 끝나 비수기에 접어들면,
실적하락이 우려되어 주가는 더 내려가겠지요.
반도체 호황기라도, 관련된 회사 주식을 그냥 막 사면,
이런일이 벌어 집니다.
반도체는 장비가 생산량을 결정한다는 점을 꼭 명심하시고,
투자하려는 회사의 loading율이 현재 어떤지,
loading율이 올라가면, 매출을 얼마나 더 올라가고,
주당 순이익은 얼마나 늘어날지 등등..
이런식으로 꼭 확인을 하고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반도체 업체 실적은 그 회사의 현재 장비 투자 상황과 향후 실적이 대체로 비례하기 때문에,
평소 투자 금액이 얼마나 되고 있는지 항상 지켜보아야 합니다.
값비싼 반도체 장비를 투자한다는 말은,
그 회사의 전망이 밝다는 의미도 됩니다.
아무 근거 없이, 큰 돈을 쓸리 없으니까요.
반대로 신규 투자가 없는 반도체 관련주는 매출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 됩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 여기서 정지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맛보기식으로 훑어 보았고,
조회수나 반응 좋으면,
조금 더 심화된 내용으로 몇 번더 적어 보겠습니다.
안녕~~~
* 해당 내용은 작성자 개인의견입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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